옛날 어떤 사람이 새벽예불을 하러 절에 갔어요. 하지만 마을에서 절까지 거리가 멀었어요. 새벽예불 시간이 되었습니다. 거사님도 절에 도착했습니다. 절에 사람이 온 것을 보고 스님이 말했어요.
"일찍 오셨네요"
"예. 새벽예불 드리러 왔어요"
스님이 물었습니다.
"왜 등을 안 들고 왔어요? 컴컴하고 길도 좁은데 어떻게 오셨어요?등불은 왜 안 들었어요?"
거사님이 말했어요.
"등불은 저한테 소용이 없어요. 저는 눈이 안 보여서 등이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예요."
스님들이 법당으로 들어왔습니다. 장엄한 예불을 거사님은 잘 따라했습니다. 새벽예불이 끝나자 거사님은 스님께 경전 문구를 물었습니다.
"경전을 본 지 얼마나 됐나요?"
"경전 본 적 없어요. 인생이 길지 않으니 지금부터라도 불교를 가까이해 이치를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처음으로 새벽예불에 왔습니다."
스님이 말했습니다.
"처음 새벽예불 온다면서 등불은 왜 안 가져왔어요? 컴컴해서 도량에 빠질 수도 있는데겁나지 않았어요?"
"아닙니다. 저는 길을 잘 압니다. 이 절에 처음으로 새벽예불 하러 오긴 했지만 다른 사람 따라서 몇 번 와봤습니다. 그래서 길을 압니다."
스님이 물었어요.
"처음 새벽예불 한다면서 어쩜 그렇게 잘 따라하세요? 예전에 경전 본 적 있나요?"
"아닙니다.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침에 스님들의 경전 독송을 들으니 이해가 됐습니다. 그래도 의문점들이 있어 스님께 가르침을 구해야합니다."
어느덧 해 질 녘이 됐고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했어요. 거사님은 집에 가려고 스님에게 물었어요
"스님, 등 하나 빌려주실 수 있나요?"
"등불이 소용없다고 하지 않았나요? 새벽에는 날이 안 밝아도 잘 왔는데 이제 날이 어두워지니 왜 등을 들려는 건가요?"
"제가 새벽에 나올 때는 시간이 일러서 길에 다니는 사람이 없어 부딪힐 염려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해 질 녘이고 제가 마을에 들어서면 이미 깜깜해져 있을 겁니다. 등불을 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랑 부딪히겠죠. 돌아갈 때 등불이 필요한 건다른 사람이 저한테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서예요."
비록 이야기이지만인생이 이와 같지 않은가요? 우리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거사님이 눈은 안 보여도 마음의 눈을 갖고 있는 것처럼요. 거사님은 길을 알았고 자신을 믿었습니다.컴컴했지만 절에 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넘어지지 않을 것이고 길이 안전하다고 믿었습니다절에 갈 수 있다고 믿었어요. 자신을 믿은 것입니다. 그런데 집에 갈 때는왜 등불이 필요했을까요? 다른 사람이 부딪히는 걸 막기 위해서였죠. 자신을 믿었지만다른 사람을 확신하지는 못 했습니다. 그래서 돌아갈 때 등불을 들어야 했죠.
자신을 믿고 다른 사람을 믿으려면큰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 의심을 합니다. 계속 의심하면 마음이 혼란해지고 인생의 길도 어두워집니다. 분명 넓고 틔인 길인데자신이 자신의 길에 장애가 됩니다. 의심하기 때문이죠. 그러니 자신을 경책해야 합니다.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다른 사람도 의심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의심하면 배울 수 없습니다. 세 명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두가 우리의 스승입니다.
선지식이든 악지식이든 모두 배울 점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시시비비를 가려서는 안 됩니다. 시시비비가 일어나면 그 속에서 배워야합니다. 그래야 자신을 볼 수 있는 지혜가 생기고 옳고 그름이 분명해집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무시하지는 마세요.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도 마세요. 우리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을 믿어야지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단순한 마음과 청정한 마음으로 선지식을 가까이 해야 합니다.
- 증엄스님의 설화에 담긴 불교이야기 -